2024. 6. 8(토). 13시~18시, 밀양 송전탑 6.11 행정대집행 10년 집회 참가
 
우리는 살면서 종종 기적을 목격하곤 합니다.
비 내리는 토요일 오후, 전국에서 22대의 버스를 타고 시민들이 밀양에 모인 사건도 하나의 기적입니다.
지금 활활 타오르는 사회적 이슈도 아니고, 10년 전 행정대집행을 통해 송전탑 공사는 종료됐고 많은 이가 현장을 떠났습니다.
그곳에 다시 사람이 모여 "뽑아내자, 송전탑!" "막아내자, 핵발전소!"라고 외치는 일은 우리가 만든 기적임이 분명합니다.
 

2000.1.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밀양송전탑 최초 기재

2005.8.  주민설명회 개최

2005.12.5.  여수마을 집회개최, 투쟁 서막

2012.1.16.  보라마을 이치우 어르신 분신, "내가 죽어야 이 문제가 해결되겠다"

2012.3.17.  밀양 탈핵희망버스

2013.4.24.  밀양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 100회 행사

2013.12.3.  고정마을 유한숙 어르신 음독, 12.6. 운명

2014.6.11.  행정대집행

 

밀양 투쟁은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도 <나쁜 전기, 좋은 전기>로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습니다.

밀양 주민들은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는 명언을 세상에 던졌습니다.

 
이번 대회는 1부, 2부로 나뉘어 진행됐습니다.
1부는 전국의 시민들이 5개 마을로 나뉘어 송전탑 현장으로 달려가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경주 참가단은 이치우 어르신이 분신을 하신 용회마을의 102번 송전탑으로 갔습니다.
2부 행사는 영남루 맞은편 강변에서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가 전국 197개 단체 공동주최로 개최됐습니다.
경주에서 참가한 황분희 이주대책위원회 위원장이 본무대에 올라가 윤석열 정권의 핵폭주 정책을 규탄하고 핵발전소 주민 이주 대책을 호소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600여 명의 참가자들은 빗속에도 행사를 축제처럼 치러 냈습니다.
 

오전 11시, 예술의전당 주차장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13명이 밀양으로 출발했습니다.

오후 1시 밀양 용회마을에 도착해 버스 안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오후 1시, 용회마을 주차장에서 102번 송전탑으로 이동했습니다.

경주, 전남 순천, 충남, 강원 영서, 서울 3호차 참가자 170여 명이 긴 행렬을 이루며 102번 송전탑으로 향했습니다.

논 한가운데 102번 송전탑이 거대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송전탑을 마주하고 있는 작은 천막에서 주민들이 연대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목발 짚고, 휠체어 타고 먼 길에 동행한 분들도 있습니다.

천막에 도착한 시민들은 이치우 어르신 및 주민들의 희생을 기리는 묵념을 올렸습니다.

주민들의 인사 말씀, 전상규 변호사의 경과 말씀, 학생들의 주민들에게 드리는 편지글 낭독 등으로 용회마을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다 함께 "뽑아내자 송전탑, 막아내자 핵발전소" 구호를 외치고 용회마을 1부 행사를 마감했습니다.

1부 행사를 마친 일행은 밀양의 자랑인 영남루가 보이는 행사장에 도착했습니다.

다리 밑에서 비를 피하며 2부 행사 시작을 기다렸습니다.

오후 3시 40분, 드디어 2부 행사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가 개최됐습니다.

경주 참가단은 '청도 삼평리 송전탑 대책위' 천막에서 비를 피하며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청도 각북면 삼평리도 송전탑 반대 투쟁을 펼쳐온 지 10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황분희 이주대책위원회 위원장이 경주 참가단을 대표해 연설을 했습니다.

밀양 송전탑 대책위에서 집회 참가자 모두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했습니다.

저녁은 시원한 도토리묵 밥이었네요. 아무도 날씨가 무더울 것을 예상하고 시원한 묵밥을 준비한 것 같습니다.

멀리 제주도 강정마을에서도 연대를 오셨네요. 강정마을은 해군기지가 들어선 곳입니다.

해군기지는 2015년 준공됐으나, 평화 활동가와 주민들이 여전히 해군기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