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의 삽질을 막아야한다 - 회원 기고 발췌

관리자
발행일 2009-02-12 조회수 15
생태







-


        


대운하이거나


4


대강 정비이거나


4


대강 살리기이거나


(


뭐라 부르든지


)


모든 삽질은 멈추어라


.





 




일요일 이른 아침

,

아직 가족들은 깊은 잠에서 깨지 않은 시간에 홀로 일어나 문득 성경책을 폈습니다

.




저는 하느님을 믿지만 사실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성경책을 제대로 통독해본 적이 없습니다

.




그런데 문득 창세기에 하느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하신 말씀이 뭐였더라

,

그게 궁금해졌거든요

.




많이 읽을 것도 없이 창세기

1

장에는 천지창조의 하느님이 나옵니다

.




뭍을 만들고

,

바다를 만들고

,

갖가지 생명을 만들고

,

모든 생명들에게 번창하라고 축복을 주시고




다 만드신 후에는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라고 되어 있습니다

.




(And God saw that it was good).




하느님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살아있는 생물들에게도 축복을 주셨다는 것도 새삼 알았습니다

.




 




누구보다도 하느님을 잘 믿는다는 장로대통령이 나라를 통치하는 올 한해

,

불도저라는 별명을 가진 그가

삽질

경제로 나라를 살리자고 이달

29

일부터 삽질을 무조건 시작한다고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




얼마 전에 온라인 뉴스에서 읽은 내용인데

, 4

개강을 정비해야 한다고 극구 밀어붙이는 대통령의 마인드에는




자연에 대한 그의 인식이 어떤지 말해주는 글이 있었습니다

.




그가 언젠가 지리산을 올랐는데 산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하네요

.




아직 개발이 덜 됬어




저는 이 말이

MB

에 대한 무수한 우스개소리 중 하나가 아닐까 싶고 아직도 믿기질 않습니다

.




 




대운하를 막아야 하는 여러 이유들은 워낙 여기저기서 듣고 보실 테니 굳이 반복하지는 않겠습니다

.




산을 깎고 강바닥을 파봐야 원래 목적이었다는 물류의 경제성이 없다거나

,

이런 대대적인 변화로 인해 홍수와




가뭄

,

잦은 안개 등으로 농작물의 피해가 더 많다거나

,

자연생태계가 크게 망가지거나 하는 예측되는 결과들에




대해서는 제가 더 말해 무엇할까요

.




코엑스 아쿠아리움이나

63

빌딩 수족관에서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수달이라는 귀여운 동물이 강에 깃들어




산다는데

,

어차피 강가에서 우리 아이들이 수달을 만나기는 어렵고

,

수족관 유리를 쾅쾅 두드리며 아이들이




수달더러 헤엄쳐보라고 소리치는 것을

,

귀엽지

?”

하면서 흐뭇하게 볼 수도 있겠지요

.




 




제가 대운하를 혹은 강살리기를 반대하는 큰 이유는

,

이기적인 마음 때문입니다

.




아름다운 것을 그대로 두고 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지요

.




하느님이 만드신 산과 강을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았다는데

,




MB

는 하느님을 믿는다면서 어찌 감히 하느님의 훌륭한 심미안을 비웃는 것인지

,




산하가 생겨먹은 것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

정비를 하겠다는 것일까요

?




 




대도시의 팍팍한 삶에서 벗어나 산으로 강으로 쉬러 길을 떠날 때

,




시골의 늙은 어머니처럼 거친 흙손에 까맣게 탄 얼굴에




그대로 우리를 안아주는 산과 강이 있어서 위안을 얻습니다

.




때로는 넓고 깊어지고 때로는 좁게 휘몰아치고 때로는 가물고 때로는 풍부해지는 아름다운 강이

,




일방적인 직선으로 깎이고 콘크리트를 바르고 강을 따라 터미널이며 유원지가 들어서고 산도 잘려나가고




커다란 배들이 오간다면

,

그런 곳을 여행삼아 갈 수 있을까요

.




 




아이가 세살이었을 때

,

우리 가족은 영주 부석사에 놀러갔었습니다

.




그때만해도 지금처럼 고속도로가 많지 않아서 꽤 먼길을 달려서 저녁나절에야 도착했지요

.




부석사는 산굽이를 돌아돌아 멀리 있다는 느낌과 그렇기에 더욱 그리운 느낌도 이젠 새로 생긴 고속도로로




몇시간에 주파해버리기에 사라지고 맙니다

.




편리해지면 그만큼 잃는 것이 있지요

.




해가 떨어지고 어둠이 조금씩 내려앉길래 아이를 재촉하여 부석사로 올랐습니다

.




그런데

,

신나게 아장아장 걷던 아이가 넘어지더니 무릎에 생채기가 생겨 피가 납니다

.




전에는 흙길이었던 진입로가 시멘트로 포장이 되었기에 넘어진 아기는 생채기가 생기지요

.




그저 흙길이었으면 묻은 흙을 탈탈 털어내기만 하면 될텐데




우는 아기를 업고 부석사로 오르며

왜 여기까지 길을 포장하고 난리야

투덜댔습니다

.




 




그저 작은 길 하나 포장하는 것도 운치를 사라지게 하고 아름다움을 깎아버리는데

,




도대체 아직 개발이 덜 되었다고 믿으며 우리 산과 강을 통째로 깎고 다듬겠다면 아름다움을 갈구하는 우리는




어디로 시선을 두어야 하나요

?




어느 정치인은

MB

에게 맞장구를 치며

전국이 하나의 거대한 공사장처럼

되어야 한다고 했다지요

.




 




햇살 반짝이는 봄날

,




강을 따라 걸으며 아이에게




저기 어디쯤 수달들이 살고 있대

.

너 전에 수족관에서 수달 보았지

?”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것 뿐입니다

.




자연을 통해 아름다운 상상력을 여전히 가지고 싶을 뿐입니다

.




강과 산을 보면서

역시 하느님은 최고의 예술가야

라고 말하며 감사의 마음도 가지고 싶습니다

.




일요일 아침

,

이 나라의 대통령은 제발 교회에 나가서 창세기

1

장을 곰곰이 읽어봤으면 하는 바램이 듭니다

.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았다지 않습니까

?




 



2008


12

28

이른 아침에




지우엄마

 





 











 
출처: https://m.cafe.daum.net/gjkfem/MRQ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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