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친절한 탈핵학교 4강

관리자
발행일 2024-07-17 조회수 11
탈핵 에너지 전환

2024. 7. 16(화) 18시 30분, 탈핵학교 4강
 
용석록 탈핵신문 편집위원장이 "핵발전소 사고 시 고민할 것들"을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강연을 듣고 확 다가온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정말 정말 사고 나면 안 된다"입니다. 정부와 경주시는 사고에 대비한 매뉴얼을 마련해 두었지만, 첫째 매뉴얼이 전혀 현실성이 없었고, 둘째 그나마 있는 매뉴얼도 지켜진다는 신뢰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사고 대비책을 살펴보고 더 나은 대책을 요구해야겠지요.
 
후쿠시마 사례를 보면, 핵발전소 반경 30km에 약 15만 명이 살고 있었습니다. 일본은 지진 피해가 많아서 평소 재난 대비 및 시민 인식이 높았기 때문에 후쿠시마 사고 때 피난이 가능했습니다.
월성원전은 반경 30km에 100만 명 넘게 살고 있습니다. 국가의 재난 대비 및 시민 인식도 매우 낮습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피난이 가능할까요?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재난 대응이 잘되어 있는 일본마져도 후쿠시마 핵사고 때 많은 것을 놓쳤습니다. 이다테무라 주민들은 핵사고가 나고 한 달 넘게 고농도 방사능에 방치됐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를 기준으로 반경 30km 밖에 있었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이다테무라를 안전한 곳으로 분류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 후 실시된 방사능 측정에서 이다테무라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고농도 방사능 오염지역으로 밝혀졌습니다. 2011년 3월 핵사고 때 바람이 핵발전소에서 이다테무라 방향으로 불었습니다. 그 결과 고농도 오염지역이 됐지만 일본 정부는 41일이 지나서 피난 지시를 내렸습니다.
 
월성원전에서 핵사고가 나면 어디까지가 방사능 위험 범위가 될까요? 반경 30km 안에도 109만이 거주하고 있는데, 일본의 이다테무라처럼 바람의 방향에 따라 40~50km까지 고농도 오염지역에 포함된다는 사실이 아찔한 공포만 더합니다. 사고가 나지 않기만을 간절히 기도합니다.
 
정부와 경주시는 핵발전소 사고 시에 '방사능 재난 대응 체계'를 가동합니다.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게 아닙니다. 경주시 공무원들이 비상시에 역할을 바꿔 '방사능 재난 대응 체계'를 운영합니다. 우리 공무원들이 핵발전소 사고 시 자신의 역할을 얼마나 잘 숙지하고 훈련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평소 크고 작은 핵발전소 사고를 대하는 공무원의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는 후쿠시마 같은 핵 사고가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는 '안전신화'에 빠져있는 것만 같아서 우려됩니다.
 
강연에 참여한 많은 분이 '방사선비상계획구역' 안에 살고 있었습니다. 용석록 강사가 질문을 던졌습니다. "혹시 적색비상이 발령되면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안내를 받은 분 계시나요?" 참석자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금시초문인 표정을 지었습니다. 방재를 담당하는 경주시 공무원은 억울할 수 있겠으나, 이것이 우리의 현주소입니다. 경주시의 주민 대피 계획도 탁상행정이지만, 이마저도 주민들은 모르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법적으로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포함해야 하지만, 제외된 곳입니다. 동천동, 성건동, 용강동, 황성동 등 경주시의 인구 밀집 지역이 제외되어 있습니다. 이 지역은 월성원전에서 30km 이내입니다.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되어야 평소 핵발전소 사고에 대비한 교육 등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더 효율적인 사고 대비 체계를 갖출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이 문제를 제기하고 바로 잡아야 합니다.
 
실제로 핵발전소 사고가 나면 핵발전 인근 주민의 신속한 피난을 위해서 주요 도로를 통제하게 됩니다. 도로 통제 계획은 방재 매뉴얼에 이미 나와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도 주민에게 충분히 숙지 되어야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경주시의 이런저런 대책을 다 떠나서 실제로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하면, 방사선 피폭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밀폐된 공간에서 당분간 거주하는 것이 제일 안전해 보였습니다. 우리는 2016년 9월 12일 경주 지진의 경험이 있습니다. 지진으로 일시에 뛰쳐나온 시민들에 의해 도로가 완전히 마비됐습니다. 핵발전소 사고 때 이런 일이 발생하면 방사선 피폭에 속수무책입니다.
 
정부의 통제에 따라 질서 있는 피난이 가능할 때까지 방사선을 차단할 수 있는 콘크리트 건물의 밀폐된 실내에서 라디오를 통해 재난 상황을 살피는 것이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최선의 길인 것 같습니다. 평소에 방사선의 위험성, 피폭을 최소화하는 방법들을 찾아서 알아보고, 정부에 부족한 방재 대책 개선을 끊임없이 요구해야겠지요.
 
제발 핵발전소 사고만은 나지 않기를. 우리 모두의 안녕을!
 


Attachments

Comment (0)